이제부터 어딘가를 올라가 보기로 마음먹습니다. 하지만 안타깝게도 올라가는 건 그럭저럭 올라가더라도, 다시 내려갈 정도로 신체적인 능력이 발달하려면 한참 더 지나야 하기 때문에 아기는 이러지도 못하고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에 처하기 일쑤입니다.
좀 더 지나면 탈출의 전문가로 기량을 닦은 아기는 기저귀를 갈 때, 유모차를 탈 때, 유아용 식탁 의자에 앉을 때, 다시 말해 몸이 묶여 있는 상황이라면 어디에서라도 잠시도 몸을 가만히 있지 못하고 연신 꿈틀대며 그 자리를 벗어나려 합니다. 신체적으로도 커다란 발달을 보이는 한편(소수의 경우 드디어 위대한 첫걸음을 떼기도 한다) 언어 발달 면에서도 엄청난 진전을 보여 말을 할 줄 아는 단어의 수뿐 아니라 이해하는 단어의 수도 크게 증가합니다. 책을 보는 걸 무척 흥미로워하고, 친숙한 그림을 알아보고 심지어 손으로 가리키기 시작하면서 경험도 풍부해집니다.
생후 9개월 아기는 이런 일을 할 줄 알아야 합니다.
◆ 손이 닿지 않는 곳에 놓인 장난감을 잡기 위해 다가간다.
◆ 떨어진 물체를 찾는다.
생후 10개월 아기는 이런 일을 할 수 있습니다.
◆ 엎드려 있다가 앉을 수 있다.
◆ 짝짜꿍 놀이를 하거나 빠이빠이 하고 손을 흔든다.
◆ 작은 물체를 엄지손가락과 나머지 손가락을 이용해 집을 수 있다. (이런 물체를 아기의 손이 닿지 않는 곳에 두어야 한다.)
◆ 가구를 잡고 걷는다.
◆ “안 된다"라는 말의 의미를 이해한다. (그러나 늘 이해하는 건 아니다).
빠르게 발달하는 생후 11개월 아기는 이런 것도 할 수 있기도 합니다.
◆ 혼자서도 잘 선다.
◆ 우는 것 외에 여러 가지 방법으로 원하는 것을 표현한다.
◆ ‘공놀이’를 한다. (엄마에게 다시 공을 굴린다.)
◆ 혼자서 컵으로 음료를 마신다.
◆ 알아들을 수 없는 말을 한다. (생소한 외국어로 말하는 것 같은 소리를 한참 낸다.)
◆ ‘엄마’ ‘아빠’ 외에도 세 단어 이상의 말을 한다.
◆ 손짓을 하지 않아도 간단한 지시에 반응한다. (손짓을 하지 않고 “그거 엄마한테 가지고 와”라고 말한다)
◆ 잘 걷는다.